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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부산일보 강동완대표원장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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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웰니스
댓글 0건 조회 4,464회 작성일 07-12-10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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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모임] '30년 만에 뵌 선생님들께 큰절 올렸습니다' 부산 대동고 10기 총동창회장 강동완 모든 사람에게는 아름다운 추억이 있습니다. 나이가 50이 되면 어떤 일이 가장 기억에 남을까요? 필자는 고교시절의 일들이 가장 많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때가 사춘기여서 제법 고민을 해 보았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입시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해서일까요? 여하튼 치매에 걸려도 고등학교 친구는 알아본다고 하니 그 뿌리가 상당히 깊은가 봅니다. 지난 1일 부산 대동고등학교 10기의 졸업 30주년 홈커밍데이가 해운대의 한 호텔에서 있었습니다. 호텔에 들어서니 로비에 서서 이야기를 나누던 한 친구가 알아보고 반갑게 달려옵니다. '니 동아이 아이가?(동완이를 부산 발음으로 하면 동아이가 됨^^) 진짜 오랜마이다.' 중년신사의 중후함과는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표현입니다. 그러나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마치 30년 전에 교실에 들어서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우리들의 30년 만의 축제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날은 많은 분 중에서도 은사님들이 주인공이십니다. 졸업생들이 사회의 건전한 일원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쉽게 말해 사람이 되도록, 말로 안 되면 사랑의 매로 가르쳐 주신 분들입니다. 졸업 후에도 스승의 날 등에 몇 번 뵌 은사님도 계시긴 하나 몇 분은 처음 뵙습니다. 그럼에도 '니 3학년 3반이었제?' 하고 정확히 기억하십니다. '아이고! 내가 얼마나 애를 먹였으면 지금까지도 기억하고 계실까.' 그때 빡빡머리 좀 더 길러 보려다가 제 머리에 고속도로를 내신 은사님이십니다. 이젠 제 머리카락도, 은사님 머리카락도 흰색이 반입니다. 행사의 절정은 은사님들께 올리는 큰절입니다. 부인들과 자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안방도 아닌 호텔의 카펫 위에서 수많은 졸업생 전원이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은사님께 일동 큰절!' 사회자의 구령에 맞추어 평소 뻣뻣한 허리와 무릎을 구부려 큰절을 올립니다. 이마가 바닥에 가까워옵니다. 이때 갑자기 가슴이 뭉클해지기 시작합니다. '선생님, 정말 고맙습니다. 무엇으로 이 고마움을 표현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은혜에 보답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열심히, 그리고 행복하게 사는 것, 정말 그뿐인가요?' 얼마가 지나 허리를 펴고 일어서는 남편을 바라보는 부인들의 눈에도, 친구들의 눈에도 잔잔한 이슬이 맺힙니다. 아름다움입니다. 선생님, 사랑합니다. 친구야, 사랑한다. 그리고 아~ 저 멀리 먼저 가 축제에 같이 못한 친구야, 우린 너를 기억하며 사랑하고 있단다. 강동완·대동고 총동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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